shorts33 모든 불행이 시작되는 곳 수학자 파스칼이 말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안에 홀로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 여러모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요즘이다.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반복하는가'에서는 현대인이 타인과 같아지고 싶어하는 욕망때문에 자신이 누군지 모르고 살아가며 그 때문에 권태에 빠진다고 하였다. 또한 나로서 자아를 실현하며 살아가는 인생을 자유로운 삶이라고 하였고, 그렇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한다. 다음은 내가 책을 읽고 느낀 그것의 필요충분 조건이다. 나 자신을 위협하는 것에 맞서 갈등을 견딜 용기 삶에 감탄하며 살아갈 수 있는 생기와 긍정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인식하는 자아 이것은 모두 타인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자신이 누구인지 질문하.. 2021. 9. 2. 게으름을 이겨내는 방법 오늘 들은 법륜스님의 말씀에 따르면 부처님께서는 수행에 방해가 되는 다섯 가지를 다음과 같이 꼽으셨다. 1. 욕망 2. 하기 싫음 3. 게으름 4. 들뜸 5. 회의와 의심 그 중 게으름은 너무 잘 하려고 해서 생기는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냥 꾸준함을 가지면 된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도, 잘 안된다고 포기하지도 말고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기분에 놀아나지 말고 어떻게든 계속 하면 된다. 소가 풀을 뜯듯이,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그냥 천천히 꾸준히 하면 된다. 2021. 8. 29.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중년의 동양 여성이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중년의 동양 여성이 큰 깃털 한가닥을 들고 서 있다. 바닥에는 사람 키만한 나무 막대들이 잔뜩 놓여져 있다. 고요함. 여자는 아주 천천히 깃털을 비교적 짧은 막대 끝에 올렸다. 다시 그 나무막대를 조금 더 긴 막대 끝에 올렸다. 그리고 그 나무막대를 다시 더 긴 막대 끝에 올렸다. 마치 느린 춤을 추듯 신중하게, 계속해서 나무를 쌓아올렸다. 가녀린 나무 막대들이 작은 입김에도 쓰러질 듯이 위태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늘어진 팔뚝에서 세월이 느껴졌다. 동시에 등과 종아리에는 동물과 같은 근육이 자리했다. 작고 강인한 몸이었다. 딱 붙는 드레스가 그런 그녀의 몸뚱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가슴이 빈약한 갈비뼈와 주름진 목은 훤히 드러났고, 가늘지 않은 골반과 다리는.. 2021. 8. 26. 내가 존경하는 어떤 박사님에 대해서 세상에는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 적어도 내가 그 박사님을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 분과는 내가 20대 초반에 다녔던 학원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만났다. 신기하게도 내가 관심있는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의 교수님을 맡고 계셨었다. 학원에 입학하기 전 그 분야에 대해 쓰신 짧은 글을 읽었다. 이제 그 글이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몽키 코더'가 되지 않으려면 잘 공부하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인지 나는 첫눈에 꽂혀 그때부터 교수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어떤 분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학원에 갔던 첫날부터 교수님을 찾았는데, 소년처럼 해맑게 웃으시면서도 약간은 시니컬한 말투가 피터팬을 연상케 하는 분이었다. 나는 자연스레 교수님을 따르게 되었다. 하루는 하던 과제.. 2021. 8. 17. 햄버거를 사러갔는데 날이 덥고 습하다보니 입맛이 없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얼마전에 위염도 심하게 와서 뭘 먹어도 맛이없고 역했다. 워낙 퉁퉁했던지라 티는 안나지만 덕분에 3키로나 빠졌다. 근데 갑자기 와퍼가 먹고싶어서 모자를 쓰고 집근처 버거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코인으로 햄버거값 3천원을 벌었다. 여러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은 손으로 거래하지 않는다. 봇들의 배를 불려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콧노래가 절로나와 가벼운 발걸음으로 키오스크 앞에 도착했다. 신나게 다리를 떨면서 3900원짜리 와퍼 세가지 중 하나를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키오스크 맞은편으로 오더니 불쾌한 눈으로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굳이 날 쳐다본다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무시하고 할라피뇨 와퍼를 골랐다. 콰트로 치즈 와퍼와.. 2021. 8. 12. 망고라는 과일에 대하여 나는 원래 망고를 싫어했다. 그도 그럴것이 살면서 '망고'라는 것을 망고맛 사탕이나 망고맛 주스로만 접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 걸쭉한 망고 주스의 텁텁함은 누가 먹다 뱉은 것을 마시는 것처럼 불쾌했다. 마트에서 망고가 비싼 가격에 팔리는 걸 보면 맛도 없는 과일이 물건너와 기세가 등등하구나, 하곤 했다. 한 23살쯤에 회사일에 치이고 혼자서 나자신을 몰아붙이면서 바쁘게 살때가 있었다. 타고난 예민함 덕분에 스스로 재촉하는 버릇이 있었기에 언제나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러다 운좋게 필리핀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겨 다이빙 샵에서 며칠 묵다 온 적이 있다. 물 속에서는 온몸에 힘을 빼도 부유할 수 있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번 다이빙을 하고 나오면 온 힘을 다해 물놀이를 한 어린아이처럼 .. 2021. 8. 6.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