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s33 어떤 불안 불현듯 불안이 끼쳐올 때가 있다. 그럴 땐 마음을 가다듬고 카바피의 시를 읽는다.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리콘과 카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엄한 감동이 깃들면 그들은 네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니 네가 그들을 영혼에 들이지 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앞세우지 않으면 라이스트리콘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네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크나큰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 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없이 많으니 페니키아 시장에서 잠시 길을 멈춰 어여쁜 물건들을 사거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 2022. 3. 15. 기쁨과 슬픔 사이 가을방학이라는 노래엔 이런 가사가 있다 '싫은 걸 참아내는 것만큼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을 맞바꾼 건 아닐까' 어릴땐 그저 떠나보낼 마음으로 맞이하고 내다버릴 마음으로 가지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어른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만 늘어갔다 갈림길에 섰다 무뎌진 시선으로 회색빛 나날을 보낼지, 반짝이는 눈빛으로 총총한 무지개를 맞이할지 햇살이 강하게 비치면 그림자가 짙다 그늘이 싫은 땅을 비춰줄 햇님은 없다 이제 슬픔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기쁨을 맞이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 언젠가 지독한 슬픔이 찾아오더라도 당장 오늘을 만끽하기로 결정했다 이 선택과 책임을 통해 나는 스쳐갈 순간들에 감사할 수 있고 다가올 상처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살아.. 2022. 2. 19. 출근길 최근엔 날이 많이 추워서 매일 버스를 탔는데 오늘은 한 정거장 일찍 내려 아침 산책을 즐겼다. 멀리 펼쳐진 산 모서리가 보인다. 삐죽이 솟은 나무들이 터럭같이 빽빽하다. 새벽을 넘어온 해가 남긴 노란 자국이 가생이가 잘 익은 누룽지같다. 아침 누룽지 고소한 발걸음 더보기 2022. 1. 21. 미라클 모닝 친구가 선물해준 책을 읽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한시간동안 명상이나 독서, 운동 등을 하면서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다. 책에 쓰여진 대로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동안 내가 만든 루틴을 실천하고 나니, 원래대로라면 잠에 취해있을 아침 6시에 반짝반짝한 기분을 느꼈다. 집에서는 8시 20분에 나가야 하는데 자유시간이 140분이나 주어졌다. 그런데 막상 어떤 방해도 없는 시간이 주어지자 내가 지금 가장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몇번을 되물어도 마음은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고 귓가에는 잡음만이 모여들었다. 주파수를 백날 돌려봐야 고장난 라디오가 갑자기 제기능을 할리는 없었다. 타인의 욕구가 매일 가장 큰 소리로 나를 두드리는 동안, 구석탱이에 작은 쪽지 하나가 숨죽인 채 웅크.. 2022. 1. 15. 꿀팁 - 무릎냥이 공부법 1. 책상에 앉는다 2. 무릎에 담요를 덮는다 3. 고양이가 무릎에 앉는다 4. 일어날 수가 없다 5. 공부를 한다 ☆무릎냥이 공부법 완성☆ 2021. 12. 9. drawing #8 꿈 2021. 12. 6.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