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방학이라는 노래엔 이런 가사가 있다
'싫은 걸 참아내는 것만큼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을 맞바꾼 건 아닐까'
어릴땐 그저
떠나보낼 마음으로 맞이하고
내다버릴 마음으로 가지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어른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만 늘어갔다
갈림길에 섰다
무뎌진 시선으로 회색빛 나날을 보낼지,
반짝이는 눈빛으로 총총한 무지개를 맞이할지
햇살이 강하게 비치면 그림자가 짙다
그늘이 싫은 땅을 비춰줄 햇님은 없다
이제 슬픔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기쁨을 맞이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
언젠가 지독한 슬픔이 찾아오더라도
당장 오늘을 만끽하기로 결정했다
이 선택과 책임을 통해 나는
스쳐갈 순간들에 감사할 수 있고
다가올 상처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
살아있는 존재들은
최선을 다해 생을 느낄 의무가 있다
충분히 어두운 밤에는 언제나
가장 밝은 아침이 찾아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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